친절함이 불러온 비극, "열심히 하면 알아줄 줄 알았지"

소집해제한 지 1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그 시절을 생각하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정도로 한이 맺혀 있습니다. 특히 복지시설에서 근무하게 될 예비 사회복무요원분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절대로 초반에 너무 착한 이미지를 굳히지 마라"는 것입니다.

저는 종로구청에 합격했다가 사정상 취소하고 다시 선택해서 간 곳이 어느 복지센터였습니다. 입원 시설이 없는 '문화센터' 느낌이라 괜찮을 줄 알았죠. 식권 배부, 신문 배달, 행사 지원, 그리고 행정 업무까지... 업무량 자체도 적지 않았지만, 진짜 문제는 '사람'이었습니다.

처음엔 준 직장생활이라 생각하고 사회복지사들과 잘 지내려 노력했습니다. 다른 공익 선임들이 날을 세울 때도 저는 웃으며 일을 도맡았죠. 하지만 그게 화근이었습니다. 5명의 공익 중 저만 '말 잘 듣는 호구'로 찍혔고, 힘든 잡무나 짐 옮기기는 오로지 제 차지가 되었습니다. 뺀질거리는 동료들의 뒤치다꺼리까지 제 몫이 되었을 때, 저는 깨달았습니다. 이곳은 배려를 해주면 권리로 아는 곳이라는 사실을요.

🚨복지시설 근무 시 주의사항

사회복무요원은 시설의 '직원'이 아닙니다. 과도한 업무 지시나 본래 직무 범위를 벗어난 사적 지시는 명백한 규정 위반입니다. 초반에 너무 의욕적인 모습을 보이면 2년 내내 독박 업무를 쓸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내가 해?^^" 개인 심부름을 당연하게 여기는 갑질의 향연

근무지에는 정말 상상 초월의 인간들이 많았습니다. 그중에서도 잊을 수 없는 사건이 하나 있습니다. 한겨울 한파주의보가 내린 날, 온수도 안 나오고 고무장갑도 없는 상황에서 커피 수업 뒷정리를 해야 했습니다. 제가 청소를 다 끝내자, 옆에서 쇼핑몰이나 보던 여직원이 이렇게 말하더군요.

"아, 이제 설거지해요! ...그럼 내가 해?^^ 겨울에 찬물로 어떻게 설거지를 해~"

복지센터 대리

결국 그 산더미 같은 설거지를 맨손으로 다 했습니다. 손이 감각을 잃을 정도로 차가웠지만, 그때는 복무 초반이라 거절하는 법을 몰랐습니다. 그 직원은 이후에도 저를 택배 셔틀로 부려먹었습니다. 1층에서 3층으로, 다시 2층으로, 다시 1층으로 무거운 박스를 옮기게 해놓고는 마지막에 한다는 소리가 **"내 핸드폰 2층에 두고 왔는데 그것 좀 가져와 줄래요?"**였습니다.

그때 저는 깨달았습니다. 참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을요. 저는 조용히 핸드폰을 가져와 그 직원의 책상에 던지듯 내려놓으며 말했습니다. "이런 개인적인 지시는 규정 위반입니다. 다시는 시키지 마세요. 신고하겠습니다." 그제야 그 직원은 입을 다물더군요.

피 흘리는 공익을 보고 "지문 찍고 병원 가"라는 냉혈한들

복무 후반기, 저는 이미 독기가 오를 대로 오른 상태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과장의 지시로 컴퓨터와 짐을 옮기다 사고가 났습니다. 라식 수술을 한 지 얼마 안 된 시기라 조심했어야 했는데, 유리문에 부딪히며 보안경이 박살 났고 눈두덩이가 찢어져 피가 철철 흘렀습니다.

더 충격적인 건 직원들의 태도였습니다. 피를 흘리며 서 있는 저를 보고도 젊은 복지사 한 명은 그냥 지나쳐 갔고, 담당 대리는 제 상태를 보더니 이렇게 소리쳤습니다.

"그래서 뭐 어쩌라고! 지문 찍고 빨리 가!"

복지센터 담당 대리

사람의 복지를 위한다는 기관에서, 함께 일하는 사람이 다쳐서 눈도 제대로 못 뜨고 있는데 '지문'부터 찍으라는 소리를 들었을 때의 그 참담함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결국 혼자 병원을 돌아다니며 상처를 꿰매고 나서야 겨우 안정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2025년 기준: 복무 중 부상 시 대처법
  1. 공무상 병가: 업무 중 부상을 당했을 경우 '공무상 병가'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본인의 연가나 일반 병가가 차감되지 않습니다.
  2. 치료비 청구: 공무수행 중 발생한 부상은 국가보훈부나 병무청을 통해 치료비 지원 및 보상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3. 증거 확보: 사고 당시 상황을 목격한 증인이나 사진, 진단서 등을 반드시 확보해 두어야 합니다.

패륜적 욕설을 내뱉는 민원인, 그리고 방관하는 직원들

노인복지센터의 특성상 악성 민원인도 정말 많았습니다. 식권 배부 순서를 지키지 않는 할아버지에게 규정대로 안 된다고 말씀드렸더니, 다짜고짜 제 부모님 욕을 하며 우산을 휘두르더군요.

"이 애미 애비 없는 개XX를 봤나! 니 애미 애비는 X놈이야!"

악성 민원인

옆에 있던 사회복지사는 그 광경을 보고도 멍하니 앉아만 있었습니다. 저는 참지 않았습니다. 센터가 떠나가라 소리를 지르며 경찰을 부르겠다고 맞서 싸웠습니다. 그제야 직원들이 달려와 말리더군요. 사회복무요원은 민원인의 감정 쓰레기통이 아닙니다. 보호받지 못한다면 스스로를 지켜야 합니다.

팩트체크: 2025년 사회복무요원이 반드시 알아야 할 권익 보호 규정

사회복무요원의 권익 보호를 위해 2025년 기준으로 강화된 규정들을 정리해 드립니다.

  • 사적 지시 거부: 업무와 무관한 개인 심부름, 설거지, 청소 등은 거부할 수 있으며 신고 대상입니다.
  • 복무기관 재지정: 괴롭힘이나 부당 대우가 지속될 경우 지도관을 통해 기관 재지정을 강력히 요청하세요.
  • 병가 및 연가: 정당한 사유가 있는 병가 사용을 방해하는 행위는 규정 위반입니다.
  • 민원인 폭언: 폭언 및 폭행 발생 시 즉시 업무를 중단하고 담당자에게 보호 조치를 요구할 권리가 있습니다.
ℹ️에디터의 한마디

복지시설 근무는 분명 보람찰 수도 있지만, 구조적인 문제로 인해 사회복무요원이 '값싼 인력'으로 치부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러분의 친절은 자격이 있는 사람에게만 베푸세요. 규정을 숙지하고 본인의 권리를 당당히 주장하는 것이, 건강하게 소집해제 하는 가장 빠른 길입니다.

사회복무요원 여러분, 여러분은 국가의 부름을 받고 공무를 수행하는 소중한 인력입니다. 누구도 여러분에게 인격적인 모독을 가하거나 사적인 심부름을 시킬 권리는 없습니다. 오늘도 힘든 환경에서 묵묵히 복무 중인 모든 분을 응원합니다.